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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메의 공정무역-
피스커피주인장 조회수:3368 59.10.83.11
2009-05-19 20:34:30

 

 

사메의 "공정무역"

 

 

 

 

빠알간 커피 열매 한알 한알이 보석처럼 빛을 내며 익어가고 있습니다.

 

공정무역하면 떠오르는 상품중인 하나, 커피...

 

동티모르는 여느 지역과는 달리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업이 아니라 대부분의 커피 농사가 자작농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빈곤의 문제는 안고 있지만 노동력의 수탈이나 아동 노동의 문제는 거의 없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커피시즌이 되면 아이들 역시 빨간 열매를 따러 산으로 가지만 학교가 끝나고 부모님의 일손을 도와 가족이 함께 열매를 채집하는 수준정도입니다.

 

작년은 동티모르 커피농사가 풍작이었지만 올해는 해갈이로 인해 커피열매가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동티모르에서 공정무역활동을 하고 있는 여러 NGO들의 고민은 깊어집니다.

 

동티모르의 유일한 수출품인 커피, 이 커피를 둘러싸고 ‘공정무역’이란 같은 이름으로 여러 가지 다른, 다양한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동티모르 커피의 가공 수출을 60%이상 차지하고 있는 다국적기업, 그리고 FLO(국제공정무역 인증기구)에서 공정무역인증을 받은 A 회사.

 

이 회사는 FLO의 기준에 따라 조합을 결성해 동티모르 전역에 수없이 많은 조합원들을 확보하고 있고 조합원을 위한 클리닉도 세웠습니다.

 

A 회사는 수 십대의 트럭으로 전 지역을 돌아다니며 빨간 커피열매(레드체리)를 국제 커피가격에 맞춰 사들입니다.

 

물론 굳이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팔기만 하면 사들이며 그 자리에서 지불합니다.

 

가격은 국제 시세에 따라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지만 현지에서 커피 수급의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기도 합니다.

 

그런 뒤 회사의 큰 가공장으로 가져와 인부를 고용하여 가공하고 수출합니다.

 

가공장 인부 급여 또한 현지의 인건비 보다 웃도는 수준입니다.

 

이 회사의 커피는 공정무역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아주 유명한 커피 전문점에서 팔리기도 합니다.

 

 

 

NGO B. 이 NGO는 동티모르가 독립하고 수많은 국제 NGO가 구호 활동을 시작했을 때 들어와 활발하게 커피 공정무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NGO B도 많은 멤버들과 조합을 구성하고 있지만 레드체리가 아닌 각 그룹에 소규모 가공장을 지원하고 그룹에서 직접 가공한 파치멘트(레드체리를 가공한 상태로 그린빈이라 부르는 녹색 커피콩 직전 상태)를 구입합니다.

 

이렇게 파치멘트 상태까지 가공하게 함으로써 조합원들이 직접 커피의 품질을 관리하도록 하고 다양한 농업 기술 등을 훈련합니다.

 

파치멘트에 대한 지불은 2주단위이며 경제훈련을 하고 가격은 국제 커피 시세를 따르지만 조합원들과 토의를 거칩니다.

 

그 해 정한 가격은 변동이 없고 품질이 좋지 않는 커피는 구입하지 않습니다.

 

 

 

동티모르 현지의 생산자들은 정작 공정무역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다만 한 회사는 클리닉을 세웠고, 한 NGO는 지역개발이니 자립이니 교육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면서 생산자들을 약간 귀찮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회사는 품질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커피 열매를 사주니까 좋고, 한 NGO는 동티모르 전체가 아니라 지역이라는 규모로 무엇인가를 자꾸 해 줄 것 같다는 기대감으로 반깁니다.

 

 

 

과연 공정무역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제가 일하는 사메 지역도 사람들은 YMCA를 통해 처음으로 공정무역이라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지역개발이니 자립이니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사람들은 “그래서 뭐를 해 줄 수 있냐?”라는 이야기나 “우리를 위해서 ~것들이 필요하다”라는 이야기들을 합니다.

 

그런 뒤 공정무역이라는 것을 시작 한 후 4년이 지난 지금,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어 보입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가난하고 학교는 여전히 낙후 되어있고 아직도 마을은 전기나 수도, 도로도 없습니다.

 

문득 차라리 집을 지어주고, 학교를 지어주고, 도로를 만들어주는 것이 공정무역보다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의문이 듭니다.

 

사람들도 훨씬 YMCA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오해도 없고 행복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공정무역이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는 개발국가로 원조에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받는 것에 익숙해 스스로 무엇을 한다 라는 생각, 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늘 받을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 원조가 얼마나 갈 수 있을까요?

 

 

 

배고픈 사람들에게 빵을 가져다주는 것보다, 빵을 살 수 있는 돈을 주는 것 보다, 밭을 일구고 밀을 거두어 빵을 만들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대부분 공정무역을 이야기 하거나 조금 알고 있다는 사람들은 공정무역을 안정된, 또는 좋은 가격을 이야기 하고 이것이 그 사람들의 빈곤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들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정당한 가격만을 이야기 하고 높은 가격으로 생긴 이익이 생산자에게 돌아가 빈곤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라고 접근한다면 그것 또한 소비자들의 선함을 이용한 마케팅의 하나가 되는 것은 아닌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빵을 가져다주거나, 빵을 살 수 있는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밭을 일구어 빵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공정무역의 시작이 아닐까요?

 

그 빵을 소비자에게 정당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 단체나 기업의 일이고 빵을 만든 사람들을 생각하고 건강하게 소비하는 것이 소비자의 역할이며 그렇게 남긴 이익으로 다시 농기구를 사들여 더 좋은 품질의 빵을 생산하고 자기 삶, 자기 지역을 개발하는 것이 생산자의 역할이 아닐까요?

 

그것이 우리가 말 하고 싶은 공정무역이 아닐까요?

 

비록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없더라도 말입니다.

 

 

 

 

 

:: 양동화 간사

 

    2007년 4월부터 동티모르에서 YMCA 공정무역 커피 산지를 관리하고 있다.

    Peace Coffee의 원료인 사메지역 커피콩에는 그녀와 생산자들의 호흡과 열정이 베어 있다.  

 

 

 

 

(* 위의 사진은 2008년 8월부터 2009년 1월까지 동티모르 딜리에서 봉사활동을 한 유인선(국민대 사회학 2)학생이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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