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지 스토리

한 잔의 커피, 한 잔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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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에서 보내온 생생 리포트~~
카페티모르 조회수:2387 112.172.231.105
2015-02-11 11:46:00

드디어 마을커피 완성하다!!!

 

2014년, 로뚜뚜 마을은 큰 변화가 있었다.

드디어 9개 마을 소그룹이 완성되어 YMCA 공동가공장이 아닌, 각 각의 마을에서 마을 커피를 생산

해 냈다. 채집부터 가공까지 마을 전체가 함께하는, ‘마을 그룹 완성품’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이렇게 또 한 걸음을 걸어 왔다.

 

마을에서의 기쁨을 뒤로한 채, 2014년의 최대 고비와 위기는 그린빈 핸드솔팅(Greenbean Hand

sorting : 커피생두를 손으로 분류하는 작업) 작업!!

수도 딜리에 YMCA가 고대하던 그린빈 가공장을 만들어 그린빈 작업까지는 마을 사람들과 만들어

내었지만, 맛있고 예쁜 콩들만을 골라내는 솔팅(sorting) 작업에는 마을사람들이 참여하기가 어려웠

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가공된 콩들을 다시 마을로 가지고 들어가기에는 도로사정상 어려웠기

때문이다.

 

*수도 딜리의 그린빈 가공장에서 생두를 크기별로 담아서 포장하는 현지 피스커피 식구들.

 

그리하여, 현지 생산자 관리 담당 간사님들과 상의하고 고민한 끝에 용기를 내어 마을 사람들이 아닌

딜리에 있는 아줌마 부대와 함께 솔팅 작업을 해보기로 하였다. 아직까지 동티모르는 다른 지역 사람

들과 낯선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어려워하기 때문에 큰 용기가 필요했다.

 

30여명의 아줌마 부대가 모인 날, 현지 간사님들은 이 여성들이 부끄럽고 낯설어서 얼굴도 마주 못

하였다. 에고 큰일이다. 솔팅 작업 교육해야 하는데.......

그래도 ‘조디 간사님’(동티모르 현지인 피스커피 담당 간사)이 아줌마 부대를 마주하여 핸드솔팅 교육을

한 후, 드디어 시작 할 수 있었다!!

 

* 한창 핸드솔팅 작업을 하시는 아주머니들

 

그러나, 반나절 만에 SOS가 왔다.

아줌마 부대의 솔팅 작업이 마을 분들의 작업과 비교해 정교하지 못한데다가 누구도 아줌마 부대와

맞서지 못하겠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아주머니들을 마주하고, 현지 간사님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솔직하게 나도 아주머니들

이 무서웠다. 이 내공 강하고 거친 입담을 어떻게 상대하지........

 

우선 아주머니들의 작업을 중단시키고 함께 동그랗게 모여 앉았다.

아주머니들은 이 외국인 여자가 무슨 말을 하려나 호기심 반, 눈총 반으로 모이셨다.

“보따르데” 하고 인사하자 꺄르르 웃음들이 터지신다.

‘어설픈 발음이 웃기셨나.... 아 어떻게 말을 이어가야 하지?’ 갑자기 머리가 하얗게 변한다.

“커피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라고 묻자 별 이상한 질문이란 듯이 흥흥 거리신다.

“ 돈이지”, “마시는 거지”, “.......” 겨우 몇 분이 호응을 해주신다.

“저는 삶이라고 생각해요” 답하자 이게 무슨 개뼈다귀 같은 소리지? 하는 눈초리로 쳐다보신다.

“왜냐면, 돈도 마시는 것도 또 이 커피 때문에 이렇게 우리가 마주 하고 있는 것도 다 우리의 삶이니

까요”

아주머니들이 좀 조용해지시는 눈치이다.

 

옳지!!!!!하며 말을 이어갔다.

“이 커피는 로뚜뚜 마을에서 로뚜뚜 마을 사람들이 만들어 낸 커피입니다. 그 분들에게는 이 커피가

삶의 전부이에요. 커피를 생산해서 밥 먹고, 옷 입고, 아이들이 학교도 가고, 웃고 울 수 있거든요. 그

래서 우리 마을 사람들은 이 커피 한 알, 한 알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해요”

 

우리 아줌마 부대들이 숙연해진다.

 

그때 옆에 아줌마가 “그런데 너 테툼어 좀 틀렸다”

일순간 다시 꺄르르 웃음이 터진다. 하하하하

나는 아주 부끄러운 듯이 말을 이어갔다.

“대부분의 커피가 그냥 만들어서 누가 마시는지 우리가 알 수 없지만, 이 커피는 누가 생산해서 어떤

사람들이 마시는지 서로 서로 알아가는 커피에요. 그래서 이 커피를 만들어내는 모든 사람과 이 커피

를 마시는 모든 사람들은 커피를 통해서 서로 말을 하고 감정을 공유하며, 가족이 되는거에요. 오늘

여기 오신 분들도 이제 이 커피를 만졌으니 우리 패밀리에요. 더 이상 남의 커피를 내가 돈 벌기 위해

서 그냥 만지는 것이 아니라 커피 속에 담긴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거에요. 물론 커피는 돈이지

요. 그런데 우리는 돈이 우리 삶이 전부가 아니라 삶을 위해 돈을 버는 거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을

다 소중하게 생각해야 해요. 이러한 의미가 담긴 것이 우리가 지금 만지고 있는 피스커피입니다.”

 

짝짝짝!!! 아주머니들이 웃으신다.

“그런데 간식 안줘? 나 배고파!!” 다시 꺄르르

“ 네. 우리 간식 먹고 다시 피스커피 함께 만들어요.”

현지 간사님들이 달려가신다. 바나나 튀김을 사러.

*이야기 후 사뭇 진지해진 모습으로 작업에 임해주시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에 이젠 가족이 되었구나 싶었다.

 

2주일동안의 솔팅 작업.

현지 간사님들은 여전히 아줌마 부대들이 부담스럽고 아주머니들은 여전히 거치시지만 “피스커피입

니다”라고 속삭이면 “알았어, 알았어!!!”하시며 아주머니들이 웃으신다.

딜리 곳곳에서 모인 아줌마 부대, 이 아주머니 부대들은 우리의 또 다른 마을이고 공동체가 되었다.

곳곳에서 “아따 커피 예쁘다”라는 소리도 간간히 들린다.

솔팅 작업이 끝나고 아줌마 부대들이 돌아가시면서 “또 불러!!”하신다.

우리는 이렇게 새로운 고비를 넘어가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피스커피 가족을 만나게 되었다.

*아줌마 부대 분들로 복작복작 활기찬 솔팅 작업장 모습.

 

 

글/사진 : 양동화 간사 (그녀는 동티모르 공정무역 산지에서 현지인들과 동고동락을 같이하는 열혈낭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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