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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산지 마을공동체 햇콩 이야기
peacecoffee 조회수:4438 1.237.143.201
2015-03-27 06:34:00

카페티모르에 봄의 새싹이 움트는 소식만큼이나 반가운 ‘햇콩’ 입고 소식이 들어왔다.

이번 해에 들어오는 햇 콩에는 생산지의 어떠한 이야기가 담겨있을까? 그 이야기를 가장 잘 들려줄 수 있는, 동티모르 생산지에서 마을 분들과 긴 시간 가족으로 지내다가 얼마 전 갓 귀국한 ‘양동화 간사’를 만나보았다.

 

2015년 햇콩, 이전 콩보다 품질 좋다!

이번 햇 콩은 2014년에 들어온 콩 보다 품질이 좋을 것이라 자부한다.

2013년도에 수확한 콩은 기후적인 문제(강수량이 평균보다 많아서)로 어려움이 있었기에 품질이 2014년보다는 좋지 않았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수분 측정기의 고장이었다. 콩을 수확한 후 말리는 과정에서 늘 수분 측정기를 이용하는데, 이 기계를 동티모르 내에서 구할 수 없었기에 2013년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4년에는 미리부터 준비하였고, 새 기계를 들여오고 9개의 소그룹과 합의하여 수분 포인트 전수검사를 실시했다.

또 저번에 소식으로 전해드렸듯이, 그린빈 핸드솔팅(Greenbean Hand sorting : 커피생두를 손으로 분류하는 작업) 작업을 처음으로 수도 딜리에서 진행하였다. 기존에는 솔팅 작업에서 나는 이윤도 마을에 돌려드리려 마을 안에서 작업을 했었는데, 운반에 어려움이 많았다. 대부분의 마을이 그린빈 운반에 있어서 5시간 정도 씩 소요 되었다. 이런 어려움을 마을 분들도 아시고 올해부터 양보해주신 것이다.

처음 딜리에서 핸드솔팅 작업을 진행하면서 우려가 많았다. 마을 분들이 핸드솔팅 작업 해주시는 것 보다 정성이 덜 들어갈 것 같단 우려 때문이었다. 보통 딜리에서 솔팅 작업을 해주시는 분들은, 다른 커피 피킹 작업도 많이 해보신 실력자 분들이다. 그런데 그분들께서도 우리 콩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다른 커피에 비해 콩이 골라 낼 것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업 속도가 매우 빨라서 계속 다시 뒤집고 고르고 했다.

우리 소그룹 분들은 자기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콩 상태를 보고 상태가 좋지 않으면 우리보다 마을 분들이 더 마음 아파한다. 이러한 점에서 현지 생산자 분들에게 참 감사하다.

 

모든 작업을 마치고 YMCA마크가 새겨진 예쁜 커피 자루에 담겨있는 원두.

 

‘피스커피’라는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겨있다는데?

그렇다. 우리 ‘피스커피’는 마을 공동체 단위로 생산되기 때문에 공정무역 커피 중에서 더욱 특별하다. 이 이야기를 우리 커피를 아껴 주시는 분들에게도 들려드리고 싶다.

피스커피는 2006년 동티모르 ‘로뚜뚜’와 ‘카브라키’에서 YMCA가 직접 운영하는 공동 가공장 형태로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6년 정도 지났을 때 충분히 훈련이 되었다고 생각하여 작은 마을단위 소그룹으로 나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생겨난 소그룹은 총 9개이다.

그 중 이번 햇 콩으로 들어오는 것들은 4개 소그룹의 것이다. ‘로뚜뚜’마을에 ‘나우레타’와 ‘루수푸레마’, 카프라키 마을에 ‘아이살라’와 ‘하이랄’ 이번 햇 콩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이 네 개의 소그룹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 소그룹들의 든든한 중심이 되어주는 ‘나우레타’ 그룹

생산자 대표로 한국에 오셨던 마르틴스 교장선생님이 리더로 운영하는 그룹이다. 생산량은 로뚜뚜에서 적은 편에 속한다. 선생님께서 비즈니스라기보다는 좋은 소그룹 모델로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운영하시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 보다는 질적인 향상을 자부하고, 여성참여 독려 등을 신경 쓰시며 운영해주시는 덕에 이 그룹이 다른 소그룹들의 갈등이나 경쟁 등을 중재하는 중심 역할을 해준다.

 

- 온 마을이 함께 축제와 같은 분위기로 커피를 수확하는 ‘루수프레마’ 그룹

루수프레마는 커피 판로가 생겼을 당시 가장 기뻐했던 마을이다. 왜냐하면 상대적으로 거리가 가장 멀기 때문이다.

루수프레마는 참 특이하다. 사회주의 그룹도 아닌데 공동가공, 취식 등 공동 작업들이 참 잘 되어있다. 덕분에 마을 안에 갈등이 가장 없다. 특히나 커피 시즌에는 소그룹을 중심으로 동네 축제를 연다. 커피 일이 상대적으로 노동이 많이 필요해서 아저씨들이 일을 많이 하는데, 일을 하고 계시면 아주머니들은 밥을 해서 온다. 그러면 동네 꼬마부터 청년, 아주머니, 아저씨까지 함께 모여 밥 먹고, 일하고, 놀고, 수다 떤다.

마을 공동 작업이 매우 잘 되어 있어서 보기만 해도 흐뭇 한 그룹이다.

 

- 뚝심 있게 함께 해주는 든든한 ‘아이살라’ 그룹

아이살라는 특이하게도 카브라키YMCA 공동 작업장 당시 함께했던 11명 친구들이 모두 이 그룹에 가있다.

아이살라가 상대적으로 소그룹 공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이렇게 더디게 진행 되면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대게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아이살라 같은 경우 YMCA 공동 작업장에서 7년간 함께 일하며 쌓인 내공으로 잘 버텨주었다. 어려운 과정들 끝에 대안을 만들어 낸 그간의 경험 덕분이었다.

오히려 그 친구들이 먼저 “잘 되려면 이러한 어려운 과정도 있어야 한다.”며 우리를 위로했다. 함께 훈련한 과정이 이렇게 긍정적 효과로 돌아올 수 있구나 하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 우리에게 먼저 함께 하자고 손을 내민 ‘하이랄’ 그룹

이 그룹이 우먼파워로 이루어진 그룹이다. 그룹 내에 아주머니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른 그룹하고 다르게 하이랄은 마을에서 YMCA에게 함께 하자고 먼저 제안을 했다. 그래서 늦게 합류하게 되었다. 이번이 첫 수확인데 아주머니들이 열심히 가공에 참여하였으나 조금 늦은 시기에 합류 했기에 양이 가장 적었다. 그 대신 YMCA와 처음으로 함께 일을 한다는 부담이 긍정적으로 작용해서인지, 우리와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증명해 내야 한다는 생각 덕분에 마을 분들이 퀄리티 면에서는 정말 신경을 썼다. 그래서 우리도 수확물을 보며 깜짝 놀랐고, 만족 했었다.

특히나 이 그룹이 힘들어 했던 점은 수확 후 가공장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이러한 마을 분들의 결과에 대한 불안함을 해소해 드리기 위해, “올해만 보지 말고 길게 보고 길게 가자”고 하며, “우리 파트너로 시작했으면 중도포기란 없다. 같이 가야한다.” 라고 다독였다.

이번에 하이랄 커피가 유통이 되면 커피에 대한 feedback을 받아 전해 줄 예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확실히 더 북돋움 되지 않을까 싶다.

 

 

피스커피는 이렇게 동티모르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담긴 커피다.

이런 따뜻한 과정으로 수확되는 피스커피의 스토리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 우리가 생산자 분들의 이야기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처럼 생산자 분들도 소비자 분들의 반응과 피드백으로 힘을 얻는다. 피스커피는 함께 만들어가는 커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커피라는 매개로 함께 삶의 이야기를 공유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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