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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공정무역 커피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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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4 11:27:00

2014년 공정무역 커피 투어

[동티모르 커피 산지를 찾아서]

 

기간 : 2014년7월8일~7월14일

글 : 빈티지 홀릭

 

이 글은 카페티모르에서 매년 실시하는 ‘공정무역 커피 산지를 가다!’의 2014년 참가자 중 김민자(빈티지 홀릭)님이 작성한 기행기 입니다.

 

매달 쌀값보다 커피값이 더 많이 나갈 정도로 우리 집에서의 커피는 기호품을 넘어 주식이 되어 버렸다.

 

올해는 꼭 ‘커피로드’를 떠나고 싶어 여기저기 알아보긴 했으나, 막상 그 높고 험한 커피 산지를 혼자 떠나기는 두려워 마음 한 켠에 저장해 두었다.

 

어느 날 공정무역 '동티모르 커피'를 구입하여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갑자기 인터넷 사이트를 들어가 보라고 좌뇌가 깜박대며 신호를 보낸다. 그래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컴텨를 켜고 동티모르 커피 사이트를 무작정 검색했는데, 순간 소름이 확 돋았다. 공정무역 피스커피 사이트(www.peacecoffee.co.kr)의 '아주 특별한 경험 동티모르 커피 산지투어 모집'이란 문구에  동공 확장, 눈빛 레이저 빔 작렬!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 진다더니!

 

그리하여 나의 커피투어는 한국 YMCA ‘카페티모르’와 인연을 맺었다.

동티모르 커피투어 인솔자이신 한국YMCA 카페티모르 조여호 국장은 매년 커피 수확 철이면 작황을 보러 동티모르에 간다고 한다. 늘 티모르커피아카데미 수강생들과 함께 했는데, 올 해는 연세 지긋한 중년의 일반인이 참석해서 특별하다고 한다. 나름 커피를 좋아하는 우리 7인의 일행은 부드러운 카리스마 조여호 국장을 리더로 인천공항~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 입국! 한국YMCA의 동티모르 파견근무 중인 양동화 간사의 안내로 숙소인 딜리 마우베시 고성(古城)으로 향했다.

 

숙소로 향하는 길, 이런 저런 현지사정을 들었다. 작은 마을을 지나칠 때마다 우리에게 반갑게 손을 흔들어 주고, 마음을 써준 순수한 눈빛을 보고 있자니 괴로웠다. 그들은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말문이 막혔다. 포르투갈과 인도네시아의 오랜 식민지 그늘에 숨어 살아야만 했던 죄 없는 동티모르인들,,, 2012년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한 신생국가이지만 아직도 불안정한 사회제도에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 채 하루 하루를 시간만 떼우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을 짓누르는 가난과 문맹, 남루한 옷차림, 낡고 쓰러져 가는 가옥들, 비포장도로, 언제 태어나고 몇 살인지도 모른 채 정체성 조차도 없는 무표정한 얼굴들,,, 그러나 마음은 순수하고 한없이 따스하게만 느껴진다. 동티모르 입국해서 처음 느낀 잔상들은 아직도' 찡' 하다. 우리는 잠시 스쳐간 여행객이지만 이 나라가 빨리 발전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기도를 했다. 커피나무는 그들의 미래이자 희망인 유일한 자원이 아닐까 싶다. 동티모르가 좋은 야생커피 산지로 널리 알려져 그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공정무역 커피인 'Peace Coffee'의 멋진 브랜드에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커피나무를 가꾸었으면 한다. 

 

 

      

손흔드는 동티모르 아이들 사진

 

우리가 현대 자본주의 틀에 그들을 들여다 봤을 때 모든 수준이 낙후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의 기준은 우리들이 욕망하는 물질이 전부가 아닐지도 모른다. 자연의 품에서 신에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삶의 지혜가 어쩌면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커피 농사 수매해서 번 돈으로 낡은 가옥을 고치는데 우선적으로 돈을 쓰는 게 아니라 묘비에 돈을 들이는 것을 보니 말이다.

 

커피로드 일행 사진

 

거리구경을 하며 이런저런 상념에 잠기다 보니 어느덧 산비탈길. 마음을 단단히 먹고 왔지만 딜리의 고온 다습한 날씨에 벌써 몸이 지친다. 해발 1500m 고지를 향하는 울퉁불퉁한 산악길을 느긋하게 달리는 차 속에서 그만 그 무서운 고산병에 시달리고 말았다. 울렁거리고 현기증이 나고 토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 때문에 여행의 분위기를 망치는 것 같아 민망하고 일행에게 미안했다. 고산병 때문에 창 밖의 멋진 풍경도 많이 놓쳐 버려 속상하기도 했다. 

 

마우베시 고성 사진

 

저녁 무렵 도착한 숙소… 포르투갈 식민지 시대의 통치관이 머물던 건물인 ‘마우베시 古城’은 현재는 호텔로 운영하고 있다. 짐을 푼 후, 잘 가꿔진 넓은 정원을 둘러보며 내려다본 고즈넉한 산간 마을은 바나나잎 사이로 운해가 짙게 끼어 마치 구운몽의 팔 선녀(?)가 된 것 같았다. 

 

바나나잎 사이 전경사진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심한 고산병에 시달려 과연 이번 여행을 잘 버틸 수 있을까 두려웠는데 산속의 좋은 공기 산소를 마시고 아름다운 운해를 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끔히 치유가 되어 버리다니,,,

 

저녁 메뉴로 구수하고 담백하게 구워진 빵과 쌀밥에 나물과 닭요리, 감자… 배고파서 그만 포식 해 버렸다. 이심전심 일행들도 맛있다고들 한다. 시장이 반찬이었으리라.

 

근사한 저녁 식사를 마친 후, 한국YMCA동티모르 파견근무 중인 양동화 간사와의 커피타임.

이곳에서 8년 동안 공정무역 피스커피를 일궈낸 커피스토리를 들어보니 내공이 장난 아니다. 20대의 젊고 당당한 아가씨가 부모님 몰래 가난한 나라에 들어와 여기서 살았다는 상상만으로도 놀랍다. 자원이라곤 커피나무밖에 없는 척박한 땅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원주민들과 유대관계를 맺으면서 無에서 有를 창조한… 정말 존경스럽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커피농사 짓는 방법부터 커피교육까지 오늘날 동티모르 공정무역 커피, 하면 양동화라는 인물이 없어서는 안될 것 같다. 나는 저 나이에 무엇을 했나… 돌아 보게 되었다. 오늘날 한국과 한국YMCA와 동티모르를 커피 하나로 이어주는 커피의 세계가 정말 멋지다~!!라는 생각을 또 한번 하게 됐다. 이 밤, 저물어가는 마우베시 고성에서 멋진 커피의 세계를 재발견한 여행이었다. 앞으로도 동티모르 & 코리아가 좋은 커피 우정으로 윈윈 할 수 있길.

 

다음 날은 YMCA공정무역 커피산지인 사메지역으로 향하는 일정.

길은 험하고 멀었다. 드라이버 원주민의 트럭을 타고 반나절 비포장도로 산길을 달렸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몸이 비틀거리고 안마 효과까지. 이젠 서서히 적응이 되어 가고 있나 보다. 그토록 간절한 커피산지를 보러 간다는 마음에 모든 것이 사르르 녹아 버린다. 

 

 

왼쪽사진:로뚜뚜 푯말 사진 오른쪽사진:카브라키 산 사진

 

드뎌 로뚜뚜(Rotuto)란 푯말이 보이는걸 보니 고지가 바로 코앞이다. 여기가 해발 1004m라고 일명 '천사의 마을'이라고 부른다.

 

하늘과 맞닿을 것 같은 높은 고지의 로뚜뚜는 아주 평화로운 마을이다. 아직 전기가 없는 이곳은 태양광 발전소에 의지해 가며 저녁이면 발전기에서 충전된 전기를 사용하고, 밤 12시가 되면 모두 전기가 끊기게 되므로 얼렁 들어가서 샤워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본디야(아침 인사)

지금 한창 커피시즌이라 집집마다 파치먼트를 건조하고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올해 커피 농사의 결과물을 보니 아주 탐스럽고 통통한 커피 열매가 먹음직스러웠다. 몇 군데 농가를 들렀지만 정말 품질이 좋고 스크린 사이즈도 꽤 크고 애지중지 정성 들여 커피를 손질했다. 커피의 품질을 높이고 그들 노동의 댓가를 공정하게 치르는 ‘공정무역 커피’를 직접 눈으로 확인 한 셈이다. 

파치먼트 말리는 사진

 

야생커피는 작고 볼품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원주민들과 직접 핸드 피킹한 커피체리는 얼마나 크고 탐스러운지 놀랐다. 병충해도 없고 튼실하고 앵두처럼 빨갛게 익은 체리를 입에 넣으면 아주 달콤해서, 커피 따면서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그 맛이 그립다.

 

체리 바구니 사진

 

그 해의 커피 농사가 잘되고 못 되는 것은 바람과 햇살과 기후가 주는 신의 뜻이라고 말하는 그들의 긍정적인 생각이 신선한 감동을 준다. 자연이 주는 선물대로 욕심 부리지 않고 조금의 불평도 없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분명 복 받을 거다. 저는 이곳에 다녀와서 많은걸 배우고 느끼고 욕심 부리지 않고 모든 것에 감사 하기로 했다.

 

가득 딴 커피마대를 들고 마을로 내려오는 일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수확~발효~숙성~가공~건조~로스팅까지 커피 한잔을 마시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흘려야 하는지 정말 커피 한 방울도 소중하게 여겨야 될 것 같다.

 

로뚜뚜 마을 산지에서 자라는 커피는 100% 아라비카종으로, 커피 농장이 아닌 야생커피를 채집 한다는 개념이다. 농약 살 돈이 없어서 자연 그대로 자란 그야말로 명품 야생커피가 저절로 되어 버린 셈이다. 빨간 체리를 따서 입에 넣으면 달콤한 과즙이 터진다. 단맛이 강렬해서 사탕수수를 먹는 기분이랄까~!!

 

야생 체리

 

야생체리는 사진처럼 간격이 떨어져 뭉쳐나기를 하고 있으나, 커피농장에서 자란 체리는 다닥다닥 붙어있다.

 

과육을 벗겨내면 생두(그린빈)을 보호하고 있는 뽀샤시한 파치먼트가 나온다. 우리나라 행정구역으로 따지면 읍,면 단위에 해당하는 사메지역의 로뚜뚜는 마을에 우물을 파서 커피를 습식법으로 가공하는 가공장도 있다. 우기가 끝나고 건기인 지금 8월 한창 커피수확 철이라 마을마다 파치먼트를 자연건조하고 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다행이 올해는 커피 농사가 잘 되었다니 커피구경도 많이 하게 되어서 기쁘다.

 

로뚜뚜 마을에서 가장 연세가 많으신 마을의 원로 페드로 할아버지 댁은 커피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 디펙트인 결점두를 손으로 일일이 핸드픽 한다고 한다.

 

시계방향으로 페드로이장 사진, 미숙두 사진, 결점두 사진

 

그리고 체리 쭉정이로 나온 미숙두도 버리지 않고 드신다고 한다. 품질이 좋은 것은 팔고 못난 것만 드시니 정작 힘들게 커피농사 지으신 분들은 제대로 된 커피를 못 드시니 마음 아팠다(ㅠㅠ)

 

왼쪽사진: 할머니네 사진 오른쪽사진: 스크린사이즈20사진

 

전통가옥에서 사시는 노 할머니 부부의 마당에 널린 파치먼트는 스크린 사이즈가 20은 되어 보였다. 과육도 어쩜 그렇게 깨끗이 손질 되었는지 역시 경험 많은 베테랑이다.

 

마을의 커피 농가를 들릴 때마다 우리 일행들을 위해 커피와 정성스런 음식을 준비해 놓으셨다. 

 

왼쪽사진: 카사바 바나나사진 오른쪽사진: 비스킷,도너츠사진

 

고구마맛인 ‘카사바’는 쫀득하고 맛있어서 인기가 많다. 안데스산맥에서 나는 작물로 아는데 여기서 그 맛을 보게 되다니! 바나나, 카사바, 비스킷, 도넛이 이색적이다. 모두 이곳에서 재배한 작물이라 귀한 대접을 받는다. 로뚜뚜 마을에서의 티타임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우린 빈손으로 갔는데 염치없이 대접만 받고 오다니(ㅠㅠ) 죄송스럽기만 하다.

 

이렇게 커피체리의 수확부터 건조까지 모든 과정이 끝나면 로스팅은 수도 딜리에 있는 팩토리에서 한다고 하여 구경 갔다. 

 

기계 사진

 

규모가 꽤 큰 로스팅 공장엔 파치먼트 사이즈를 선별하는 스크린 사이즈 기계를 보니 신기했다. 가란티 로스팅기로 현지 원주민 로스터가 볶은 커피도 구입하고 YMCA 사무실에서 맛도 보았는데 커피 맛은 정말 신선하고 맛있었다.

 

커피 산지에 로스팅 공장이나 카페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아시다시피 이곳은 너무 가난해서 한국 YMCA의 지원을 받아 얼마 전에 로스팅 공장과 피스커피 카페를 딜리에 열었다고  한다. 드디어 소통의 공간이 열린 셈이다. 앞으로 딜리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공정무역 커피를 알리게 될 것이고, 커피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더욱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할 것이다. 커피투어 마지막 날 우리 일행은 설레는 마음으로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 있는 1호점 'Peace Coffee'로 평화의 커피를 마시러 가게 되었다. 기뻤다. 서울의 세련된 카페처럼 인테리어도 꽤 멋지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도 간지 돋았다. "츄카 드리고 앞으로 승승 장구 하시길 빕니다"

 

 

동티모르 피스커피 바리스타 사진

 

1,2층으로 제법 손님들도 많다. 유명 인사들도 다녀 가셨다니 소문이 쫙 퍼진 듯 하다. 꽃미녀, 꽃미남 바리스타가 나와서 인사를 하는데 양동화 팀장님이 인물 보고 뽑으셨나(?)ㅎㅎ

선발되어 바리스타 교육도 받았다니 영광일 것 같다. 해발 1400m의 열악한 야생커피를 키워서 원주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고, 로스팅 공장과 카페를 통해 일자리와 커피 문화를 제공해주는 멋진 일이다~!!! 한국 YMCA가 늘 뒷전에서 부모님 같은 존재가 되어주니 든든할 것 같다.

 

이번 동티모르 커피로드를 걷게 해주신 YMCA공정무역 커피 관계자 분들과 함께 한 일행들께 감사드린다. 매년 동티모르 학교 도서관에 도서를 지원해 주러 온다는 멋진 마이 룸메이트 송윤희 언니, 올해도 트렁크에 영어 동화책을 가득 싣고 오셨단다. 그리고 인도네시아 주재원으로 오랫동안 근무하신 전흥수 선생님 부부도 고향에 온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고 하신다. 덕분에 좋은 정보 많이 알려 주셔서 감사 했다. 작품 사진을 찍으러 오셨다는 언론인 성한표 선생님은 알고 보니 커피마니아셨다. 발리 스벅에서 그 강렬한 에스프레소를 주문 하셔서 깜놀 (멋지십니다) 그리고 젠틀한 카페티모르 로스터 실장님은 성한표선생님에게 연예인 포스로  극찬을 받으심.(맛있는 것 싸 오셔서 잘 먹었습니다. 나중에 로스터리샵에 들르면 맛있는 커피 주실거죠;;) 끝까지 섬세하고, 친절하게 잘 배려해 주신 우리의 조여호 국장님은 재치만땅 말도 안 되는 개그로 순간순간 지칠 때마다 많이 웃겨 주셔서 고마웠다. 고산병 환자인 나에게 첫사랑 이야기를 꺼내서 빵~터진 내 얼굴을 기억 하시는지 ㅋㅋ. 알수록 양파 같은 분이시다. 이번 동티모르 커피여행은 나 뿐만 아니라 일행들 모두 진심 좋았다고, 대박이라고 좋아하셨다. 나는 지금도 여행앓이 중이다. <끝>

피스커피 마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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